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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시장, 아버지라 쓰고 감사라고 읽는다

    윤덕수(황정민)는 어릴 적 가족과 함께 함경남도 흥남에서 살고 있었지만 1950년 큰 전쟁이 벌어져서 남쪽으로 가는 피난길에 올라야만 했다. 모든 피난길이 다 막힌 긴급한 상황에서 마지막 남은 희망은 미군대를 철수를 위해 남겨두었던 메러디스 빅토리호뿐이었다. 미군대 사령관은 10만 명에 달하는 피난민들을 내버려 둘 수 없어 그들을 배에 태우기로 한다. 피난민들은 절박하게 밧줄을 붙잡고 배에 오르기 위해 온 힘을 다했고, 덕수도 여동생을 업고 배에 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오르던 중 그는 동생을 잃어버린다. 딸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된 아버지는 어린 덕수에게 가족을 잘 지키라고 말하고선 딸을 찾기 위해 배에서 내리게 되고 그 순간 배는 출발해 온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이후 남은 가족은 부산에서 정착을 하게 되고 청년이 된 덕수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독일에 광부로 가게 된다. 낯선 이국 땅에서 석탄을 캐는 일을 하면서 만난 한국 간호사 오영자(김윤진)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둘은 한국에서 결혼을 하게 된다. 한국으로 돌아온 덕수는 이번에는 베트남이 전쟁 가운데 있을 때 돈을 벌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베트남에 가게 되지만, 결국에는 다리를 다친 후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세월이 지나고 노인이 된 덕수는 아버지의 사진을 보며 이런 고백을 한다. “아버지, 내 약속 잘 지켰지예. 막순이도 찾았고예. 이만하면 잘 살았지예. 근데 내 진짜 힘들었거든예.” 이 대사에서 어렵고 고달팠던 시대를 살면서 한 가정의 가장이 느꼈을 무게감이 생각해 보게 된다. 

     

     

    천만관객을 동원할 수 있는 명품 배우들

    윤덕수 역을 맡은 황정민 배우는 다음과 같은 수상 소감을 말해 화제를 모았었다. “60여 명의 스태프가 차려놓은 밥상에서 나는 그저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나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죄송합니다.” 2005년 청룡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후 한 수상 소감인데 이를 통해 우리는 그의 인성을 알 수 있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국제시장'에서 보여준 황정민의 연기는 그에게 몰입하며 감정이입을 하게 했고 관객들을 그가 웃으면 함께 웃고, 그가 울면 함께 울게 만들었다. 그는 액션, 멜로, 사극 모든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중 한 명이다. 그의 대사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힘든 세상에 태어나 이 모진 세상 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가 겪은 게 참 다행이라고." 내가 사랑하는 자녀가 고생하길 원하지 않는 아버지의 애틋한 마음이 느껴진다. 

     

    오영자 역활은 김윤진 배우가 맡았는데 그녀는 미국 드라마 ‘로스트'에 출연해서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배우이다. 극 중에서 영자는 대학을 나오고 독일어도 잘하는 당시 엘리트 여성이었다. 독일 간호학교에서 공부를 하다가 덕수를 만나서 결혼을 한다. 그녀는 부산에서 자녀들을 키우고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가정을 위해 헌신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는 남편이 가족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잘 알고 있었고 남편을 사랑하고 아껴준다. 

     

    덕수가 부산으로 피난 왔을 때 만난 친구인 천달구 역은 오달수 배우가 맡아서 열연했다. 오달수는 천만 관객 영화에 여러 번 나왔었고 어느 순간부터 그가 나오는 영화는 믿고 보게 되었다. 극 중에서 그는 어릴 때부터 덕수와 친한 친구가 되어서 항상 같이 다녔다. 그의 집은 영화관을 했는데 공부보다 노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었고 그를 통해 덕수는 독일에 광부로 가게 된다. 독일 뿐 아니라 베트남에도 함께 갔던 그는 덕수와 가족과 같아서 덕수 어머니 제사 때도 가족 모임에도 함께 한다. 

     

    가장 평범한 아버지의 가장 위대한 이야기

    환경이 너무나 어려웠던 할아버지와 아버지 세대의 일들을 이야기로 들었을 때는 그게 피부로 와닿지 않았다. 돈을 벌기 위해 말도 안 통하고 문화가 다른 머나먼 땅 독일까지 가서 광부와 간호사로 일하면서 살아가는 삶은 어땠을까? 월남전에 참전해서 전쟁의 참혹함과 잔인함을 경험해야만 했고 어려웠던 시기를 견뎌야만 했을 그 시간은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국제시장' 영화를 보면서 인생의 무거운 짐을 어깨에 잔뜩 메고 당신의 삶을 내려놓고 살아야 했던 평범한 부모님들의 이야기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이야기인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래서 이 영화가 정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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