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유토피아 영화 후기, 결국엔 무너져 버린 유토피아

 

 

콘크리트 유토피아 영화 후기, 결국엔 무너져 버린 유토피아

서울에 대지진이 발생해서 건물도 사람의 희망도 한순간에 다 무너져 내렸다. 콘크리트로 지어진 아파트들이 다 무너지고 지옥이 된 서울에서 유독 한 아파트만 무너지지 않았다. 바로 오늘 영화 배경이 되는 황국 아파트 103동이다. 아파트 주민들은 전기와 수도가 끊어진 상태에서 생존할 방법을 찾아 나선다. 그런던 중 다른 아파트에 살던 한 여자와 아이가 신혼부부 남편 민성(박서준)과 아내 명화(박보영)의 집 문을 두드리고 재워달라고 애원을 한다. 아내 명화의 배려로 그들을 재워주지만, 남편 민성은 이 상황이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이런 상황에 주민 대표로 위험한 상황 속에서 자신을 희생해서 화재를 진압했던 영탁(이병헌)이 뽑히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다른 곳에서 살던 외부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황국 아파트 주민들은 그들의 안전과 식량 문제 등의 이유로 외부인들을 다 몰아내고자 한다. 영탁이 앞장서서 주민들과 함께 똘똘 뭉쳐 외부인을 몰아내고 외부인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벽을 세우고 식량을 찾아 비축을 해둔다. 공동체 생활을 위해 규칙도 만들고 역할을 분담해서 일을 진행하니 사람들은 행복해한다. 

하지만 외부인들이 아직 아파트에 숨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사람들은 폭력을 써가면서 외부인을 축출해서 쫓아내 버린다. 그리고 외부인을 숨겨준 사람들을 모아서 무릎을 꿇게 하고 잘못했다는 말을 200번 하라고 한다. 그 모습을 보던 한 주민이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비판하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살을 한다. 

그런 일이 있고 난 다음 모든 사람이 믿고 의지했던 아파트 대표 영탁은 사실은 그 아파트 주민이 아니고 살인을 한 범죄자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그 와중에 외부인들이 급습해서 주민들과 싸움을 벌이게 된다. 하지만 외부인들에게 점점 밀리면서 영탁은 죽게 되고 외부인들이 아파트를 차지한다. 그러자 원래 황국 아파트 주민들은 이제 다른 곳으로 도망을 가야 하는 처지가 되어버린다. 

 

 

현실적인 등장인물

김영탁(이병헌 배우): 이병헌 배우의 영화나 드라마는 언제든지 믿고 본다.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영화에서 아파트 주민 대표가 되어서 몸을 사리지 않고 아파트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을 한다. 사람들은 처음에 그의 용기와 노력에 박수를 치고 응원을 한다. 하지만 그가 아파트 주민이 아니고 실제 그 아파트 주민을 살해한 후 그 사람처럼 행동한 것에 대해 알게 되면서 실망한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외부인으로부터 아파트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끝내 사망하고 만다. 

 

민성(박서준)과 아내 명화(박보영) 신혼부부: 이 부부의 존재를 통해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주는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 인간의 진짜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아내는 따뜻한 마음으로 다른 아파트에서 살기 위해 찾아온 엄마와 자녀를 받아주는데 망설임이 없었지만, 남편은 부부의 생존을 위해서 그들을 받아들이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 계속해서 남편은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고 아내는 착한 사람으로 보인다. 하지만 긴급한 상황에서 아내의 이타적인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답답하게 만든다. 반면에 이기적으로 보이는 민성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아 보이는 것이다. 이 부부를 통해 이상적으로 추구하는 인간의 모습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가 발생하면 어쩌면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콘크리트 건물처럼 무너져 버린 가치관

‘콘크리트 유토피아' 영화는 보는 내내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한다. 황궁 아파트 주민들처럼 외부인들은 절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사람이 될까? 아니면 그들도 도와주고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할까? 사실 외부인을 몰아내는 가장 큰 계기는 외부인이 주민들을 힘들게 한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내 자신과 내 가족의 안위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을 생각해서 나를 희생해서 내가 생존을 위해 필요한 얼마 남지 않은 먹을 것 나눠주면서 유토피아에서처럼 살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 명화처럼 되어야 내가 인간답게 사는 것이고 민성과 영탁처럼 이기적인 모습으로 사는 것은 잘못된 것일까?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제목처럼 우리 사회가 세워가는 가치관도 지금은 단단해 보이지만 외부의 큰 충격에 아파트가 다 무너져 버리는 것처럼 언젠가는 무너지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여운을 남기는 영화이다.